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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수술 정말 해야할까?카테고리 없음 2023. 10. 24. 13:13
향후 젊은 의사들은 로봇수술 해야 할거다
현재 로봇수술에 대해서는 환자들 보다 의사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 미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이 올라가서, 5-6년전에 로봇 수술 비중이 약 30% 정도였다면, 이제는 거의 80% 이상 case들을 잠식한 상태이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에 옳고 틀리다 말하기 보다는 이것은 이제 트렌드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느낀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나홀로 뒤쳐지고 이상해 진다. (미래의 외과의들에게 하는 말)
다 장단점이 있다.
집에 recliner 쇼파가 있으신가? 처음에 이것을 사려고 했을 때 와이프랑 큰 의견 대립이 있었다. 와이프는 무난한 수동식 리클라이너를 원한 반면, 내 눈에는 전자식이며 쇼파에 앉아 충전까지 할 수 있는 것을 원했다. 가격 차이는 3배 정도로 전동식이 비쌌다. 결국, 나의 강한 주장에 전동식을 샀는데, 역시 장단점이 있었다. 이사할 때 어찌나 무겁던지 버리고 이사가고 싶을 정도였다. 또, 쓰다보니 충전 콘센트 부분이 고장나 더 이상 충전은 안된다. 1년이 채 안되었는데...A/S 전화하기도 귀찮고 그냥 쓰고 있다. 그러나, 역시 영화나 티비 볼 때는 다리를 올리고 아주 편안히 내가 원하는 각도를 맞출 수 있기에 그 모든 단점을 또 흡수해 버린다. 이처럼, 수술도 수동식이냐 전동식이냐를 놓고 선호도가 뚜렷하다.
상황에 따라 기존의 흉강경 수술 (VATS: 수동식)이 훨씬 나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CT에서 1cm 폐결절이 보이는데, 이를 만져서 확인하기 쉬운 위치에 있고 성상도 만져질 만하면 환자 바로 옆에 서서 수술하는 흉강경 수술이 훨씬 유리하다. 손가락으로 폐결절을 촉지하고 잘 잡아서 폐절제하면 된다. 30분도 안 걸릴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은 이런 것도 로봇으로 쐐기 절제술이라는 것을 한다. 하여간 왠만하면 로봇으로 간다...아시다시피 로봇은 촉각 센서가 없으므로 폐결절 위치를 그냥은 찾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또 다른 로봇인 Ion 이라는 로봇 기관지 내시경을 동원한다. 미리 만들어 둔 CT 지도를 따라 로봇 팔에 장착된 기관지 내시경이 목표지점까지 안전하게 안내해 주면 우리는 주사바늘을 그 곳에 찌르고 파란색 염색약으로 위치를 표시하는 것이다. 그 후 수술 로봇을 설치하여 폐를 들여다 보고 위치 확인 후 폐절제 한다. 상상해 보라. 어느 것이 더 쉽고 싸고 깔끔한지...오해는 마시라. 만지기 어렵고 접근이 쉽지 않은 폐결절은 ion 을 이용한 tattooing 이 있음으로서 수술이 정말 smooth 하게 흘러갈 수 있다.
일반인을 위한 조언
나는 이 글에서 로봇을 하지 말자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나도 로봇수술이 주는 테크놀로지의 희열을 맛 보았기에 그리고 향후 더 발전될 로봇수술을 기대하고 있기에 기본적으로 로봇수술에 찬성이다. 그러나, 모든 수술 방향의 결정은 환자의 이익에 가장 크게 부합하는 쪽으로 해야한다고 믿는다.
다만, 일반인 분들에게 주의 사항 정도만 알려드리고 싶다.
1. 로봇수술을 이제 막 시작한 집도의에게 몸을 맡기는 것은 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로봇수술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고 스승이 되는 교수진들이 이미 대가들이어서 그로부터 잘 교육받은 경우는 예외일 수 있겠다. 로봇수술에 대해 적어도 논문을 2-3편이라도 쓸 정도가 된 분들은 learning period 가 지난 분들이라 할 수 있겠다. 산전수전 어느 정도 겪으려면 최소 100번 이상의 로봇 수술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주관적 소신이다)
2. 로봇수술은 정말 잘한다고 알려진 분들이 실제로도 잘한다. 이건 비디오 녹화 되어 딱 각이 나온다. 수술 잘하는 분들은 자기 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리는 분들이 많다. 자신 있으니까...꼭 한 번 검색해 보시길 권한다. (참고: 드물지만 편집의 fake 에 속지는 않기를...)
3. 어떤 경우에 로봇 수술을 하면 일주일 안에 수술하고 로봇 수술 못 하겠으면 한 달 기다리라고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같은 의사로서 참 그렇게 살고 싶은지 묻고 싶다. 에라이, 사기를 쳐도 그렇게 치사하게 치고 싶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