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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환경: 미국 고등학교 vs 한국 고등학교카테고리 없음 2023. 10. 30. 23:59
google 사진앱에서 6년전 오늘이라는 테마가 뜨길래 들여다 봤더니, 가족 여행으로 올란도 디즈니 월드에 간 사진들이 있었다. 그 조그맣던 아이들이 벌써 고등학생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한국에서 우리 큰 아이가 1년 정도 고등학교를 다녔고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2년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학부모로서 두 교육 시스템을 지켜보면 각각의 특징들이 참 뚜렷한 것 같다.
한국은 초등 6년-중등 3년- 고등 3년인데 반해 미국은 초등 5년-중등 3년- 고등 4년제이다. 그리고 미국은 대학에 들어갈 때 전공과목을 대체로 정하지 않고 대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맞는 학생들을 뽑아간다. (예외적으로 통합 의대, 통합 치대, 통합 약대 같은 곳들은 처음부터 과가 정해져서 교육기간 단축의 효과가 있다.) 만약 하버드대학교가 일년에 4000명 뽑았다면, 이들이 대학교 다니면서 본인이 관심있는 강좌를 골라서 듣고 학사 자격을 충족시키는 과목들을 이수했다면 학위를 주는 식이다. 이런 것은 우리도 좀 본 받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같은 시대에 너무 일찍 자신의 potential 을 한정해 버리는 것 보다는 대학이라는 곳에서 다양하게 관심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나쁘지는 않으리라.
영어도 부족한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에서 survival 해 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또 그만큼 배려 깊은 교육시스템에 감동하기도 한다. 학교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Home room teacher 와의 상담이 있어 가 보았더니, 아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뿜뿜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뭔가 여유가 느껴졌다. 또 다른 상담인 학업 consultant 와의 미팅에서는 이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여러가지 상황들을 고려하여 수업 레벨과 시간표를 정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각자의 시간표가 다 다르며, 그 수업시간마다 본인들이 알아서 교실을 찾아가야 한다. 딱 5분의 시간을 준단다. 좋은 대학교를 목표로 하면 최상위 수업 내용들을 들으면 되는데, consultant 말로는 너무 어려운 수업만 들으면 숙제도 많아지고 잠 잘 시간이 부족해 져서 balance 가 깨진다고 하면서 난이도를 조절해 주었다. 참으로 원하는 바를 선생님께서 제시해 주시니 부모로서는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운동을 빼 놓고 미국 고등학교 시절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부터 basketball tryout 이 시작되는 데, 오전 6시부터 훈련이 시작된단다. 90분 오전 훈련 후 일반 수업을 다 듣고 오후 4시부터 또 오후 농구 훈련을 한 번 더 한다고 한다. 일주일 간 tryout 기간을 갖고 팀이 꾸려지면 이후에는 오후에만 매일 2시간씩 Gym에서 단체 훈련을 하면 된다. 코치가 보통 팀당 2명씩은 있고 Fitness 코치도 따로 있어서 기본 체력 훈련도 병행한다. 팀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은 팀에 선발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번 tryout 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런 열정을 보인 적이 없기에 이 순간만큼은 흐뭇하다.
요약하면,
1. 미국 교육 (참고로, 좋은 공교육 시스템이 자리 잡은 곳을 의미함. 학교 평가 10점 만점에 10점 학교를 다니고 있음)은 적극적이고 뭔가를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 또 시설이 그만큼 받쳐준다.
2. 한국이 공부로 힘들다면 (찌들어 있다면), 미국 아이들은 공부, 운동, 봉사활동으로 힘든 것 같다. 힘듦의 총량은 내가 보기에 같으나, 재미있게 힘듦을 보내고 있는 미국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해 보인다.
3. 17세가 되면 운전을 할 수 있고 차가 있으면 스스로 통학을 할 수 있다. 드디어 곧 ride 에서 우리가 해방될 것인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