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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이식 어디까지 와 있나?
    의료 2023. 10. 28. 04:57

    장기 이식이 가장 활발한 분야로는 신장이식, 간이식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으며, 점차 그 case 수가 늘고 있는 심장, 폐, 췌장 이식 등이 열심히 시행되고 있다. 오늘은 폐이식에 대해서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한 번 말씀드리고자 한다.

     

     필자는 사실 오늘도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좌측 단일 폐이식을 assist 하였고 (아직 집도의가 아니다) 잠깐 쉬다가 오후 5시에 다시 인근 지역에 가서 이식할 폐를 가지고 올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전공의 하는 동안 딱 2번 봤었는데, 역시 미국은 말로만 듣던 것 이상으로 폐이식 천국인 것 같다. 

     

    교과서에서는 분명히 폐이식 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 경우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시행되고 있어 이게 최신 트렌드 이구나 싶다. 오늘 오전 case 만 하더라도 나이가 일단 1950년생이고 BMI 16, 3VD 에 PCI Hx, femoral bypass surgery (+) 인 양측 간질성 폐질환 환자였다. 딱 보는 순간, 너무 cachexic 하여 행려자 인가 싶을 정도였다. 나의 우려와 달리 수술은 아주 순조롭게 잘 끝났다. 폐는 멀리 미시시피에서 jet plane 으로 모셔온 것을 썼다. 이들이 돈 쓰는 것을 보면 size 가 다르다. 짜식들이 달러강세를 유지하는 이유가 다 있다.  

     

    최근 우리 병원에서 전향적 연구로 진행하는 것은 과연 폐암 환자에게 폐이식 수술을 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것이다. 이미 유튜브에도 2021년 본원 홍보 동영상으로 올라가 있지만, 60대 반 아저씨가 양측 다발성 폐암 (다행히 다른 extrathoracic malignancy 의 증거는 없는 상태) 인데, 유일하게 이 많은 폐암들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양측 폐이식을 선택해서 치료한 스토리였다. 지금 2년이 지나서도 다른 전이/재발 없이 잘 살고 계시다. 그리고 참 홍보팀도 열심히 잘 한다. 뉴스거리가 되는 곳에 항상 카메라 들고 와 있다.  

     

    얼마전에는 70대 중반의 진행된 3기 폐암 환자분이었는데, 항암+면역치료를 받고 나서 생긴 심각한 폐염증과 간부전으로 동시 간폐 이식을 시행한 적도 있었다. 더 놀라운 건 10일 즈음 되어 쾌차한 모습으로 퇴원한 것이었다. 뭐지 이건? 넘 용감한데...물론 퇴원의 개념이 여기서는 조금 달라서 바로 집에 가지 않고 술 후 care 가 가능한 재활병원/재활센터 같은 곳에서 요양을 좀 더 받기는 한다. 

     

    정말 이러다 "돼지 폐를 사람 몸에 집어넣는 날이 오는 건가" 싶기도 하다. 또한 ECMO 라는 기계의 대중화가 사실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수술할 때도 항상 stand by 되어 있기에 설사 심장이 못 견뎌도 두려울 게 없다. ECMO 기계를 돌리면 된다. 우리는 지금 수술받다 죽기도 힘든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요약 하자면,

    1. 폐이식이 실제 시행되고 있는 현장을 보면, 폐이식의 적응증과 금기증 사이에 그 경계라는 게 허물어지는 게 보인다.

    2. 폐이식은 어마어마한 인력과 물자와 시간이 투입되는 영화로 치면 블록버스터급이다. 이런 곳에서 수술받을 수 있는 미

        국 환자들이 이럴 때는 좀 부럽네...호텔같은 병실에 온갖 첨단 장비 세팅들...거의 완벽한 팀워크...한국은 일단 수술재료

        부터 원활한 공급이 잘 되도록 해 보자. 차근차근히 (Gore Tex 이제는 수입이 되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3, 폐이식의 매력이 이 정도일지는 사실 몰랐었다. 자꾸 봐야 정이 생긴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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